오늘도 10000보 걷기 1 - 오늘도 걷는다면
걸어 다닐 수 있는 거리에 직장이 있다.
겨울은 계절과 날씨 탓을 하며 걷지 않았다.
겨울을 나는 동안 몸이 퉁퉁 불어나듯 살이 쪘고 운동을 자주 하지 않아서 몸을 이끌고 나오는 데에도 여간 마음이 쉽게 생기지 않았다.
3월이 되어서야 출/퇴근할 때 걷기 시작했다.
날씨가 좋아서, 단순한 이유다.
벚꽃이 피는 2주 동안 나는 눈 호강 하며 발이 퉁퉁 붓도록 걸었다.
습관이 21일의 기적이라 하던가
3주가 지나야 익숙해지는 것이다.
근데 또 걸어 다닐만하면 봄비가 왔다.
봄비가 이슬비처럼 오래 오지 않을 때에는 우산을 쓰고 다녀왔다.
직장 동료들도 걸어 다니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각자의 레이스처럼 수행하는 자세로 종종 근황을 물었다.
"오늘도 걸어왔어요?" 혹은 "퇴근할 때 걸어가세요?"
비가 오는 날은 걷지 못해 마음이 불편하다.
퇴근 후 헬스장에 가서 운동을 하면 되는데 왜 퇴근까지 하고 나서는 그저 눕게 되는 걸까?
회사 건물 점심시간에 다른 회사 사람들 두세 명이 공용 복도를 걷는다.
매일 반복적으로 걷는 그들을 마주칠 때마다 별 생각이 없었는데 걷지 못해 답답할 때는 어떻게든 실내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생각인 것 같다. 뭐든 꾸준한 습관들이 중요하니까
동료들과 종종 점심시간 산책을 할 때 지금 살고 있는 동네 구석구석을 알아간다.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도넛 가게, 김밥 가게, 편의점이라든지
가볼 만한 동네의 공원, 놀이터, 과학관, 도서관 등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들은 이런 정보들을 빠삭하게 알고 있다.
동네가 익숙해져도 날마다 산책하는 시간은
햇볕을 쐬고 바람을 느끼며 사무실의 답답한 공간에서 벗어나 마음도 몸도 환기시킨다.
"다른 운동은 안 하세요?" 묻는 사람도 있다.
필라테스, 수영, 클라이밍, 테니스 등 다양한 운동을 권유하는 사람도 있는데
나는 그저, 걷는 산책이 제일 편하고 좋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는 것에서도 스트레스는 생기고 산책은 날씨만 좋으면 혼자 할 수 있어서이다.
산책을 좋아하는 나에게 그나마 자주 드는 비용은 신발을 구매하는 비용이다.
매일 걷다 보니 친구들에 비해 신발을 사는 주기가 빠르다.
나는 매년 신발 하나씩 교체하는 것 같다. 신발을 찾아보고 사는 것도 귀찮아서 신었던 신발들 중에 같은 것으로 재구매를 하는 편이다. 스포츠 브랜드 신발을 선호한다.
그럼 이제 나가서 걸어보자.
오늘은 어느 쪽으로 가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