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의 마지막 밤. 몸이 엄청 피곤했다. 전날 나는 가족들과 잠실 서울 스카이에 다녀왔다.
마지막 하루 전에 123층의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야경에 참 예쁘구나. 생각했다.
그날 우리는 오전 10시에 집을 나섰다. 석촌 호수 옆 벤치에서 가을이 왔음을 느꼈다. 머리도 식히고 사진도 찍고, 곧이어 카페에 가서 따뜻한 커피를 마셨다. 한 시간을 보냈을 까 친구의 말대로 갑자기 비가 내렸다. 날씨를 생각하지 못했다.
우리가 카페에서 두 시간 넘게 있으면서 비는 더 세게 오기 시작했다. 다행히 맞은편에 서울 스카이 타워 빌딩이 있어서 조금만 비를 맞고 우산을 샀다. 4시에 들어가서 노을과 함께 해지는 서울을 보고 저녁에는 멋진 야경을 보려고 했다. 비가 오면서 안개가 생겨 높은 120-122층에서 보는 전망이 하얗게 서려 있었다. 다소 아쉬웠지만 그 안에서 야경을 보기 위해 123층 라운지에서 티타임을 가지기로 했다. 한잔에 2만 원 이상이 되는 음료가 부담스러웠지만 여행에서는 자리 값으로 분위기로 돈을 쓴다. 음료를 마시면서 장소에서 느껴지는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느꼈다. 즐겁고 인상적이었다. 가족들과 함께 해서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1시간이 지나 오후 5시 30분에 야경을 보러 내려갔다. 토요일 시간이라 차를 이끌고 나온 사람들로 도로들이 막히는 게 보였다. 어두워지면서 집집마다 불을 밝혀 왔다. 가족들과 서울 야경을 보며 사진을 찍어주다. 사진 속에 담긴 불빛들. 내가 일본과 영국에서 본 야경보다 더 의미 있게 느껴졌다.
마지막 날 잠이 쉽게 오지 않으면서 생각했다. 서울에 처음 올라왔을 때 나의 마음을, 취업 준비로 지친 마음도 있었고, 부딪혀가며 일을 배우기로 다짐했던 마음도 있었다. 외 로우 모가 상처받은 마음으로 심란했던 나날도 있었고 도전하며 재밌고 설레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성장하는 순간도 있었다.
그런 마음들이 떠올라 잠이 오지 않았지만 다음 날 잘 정리하고 오라는 그의 말 따라 눈을 감았다.
다시 또 만날 서울! 나의 빛난 청춘의 기억들이 담겨 있는 서울. 여러 사람들이 모여 사는 서울. 앞으로도 건강하게 빛나길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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