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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우기/책

《일간 이슬아 수필집》

by dreamgirl 2024. 1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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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 이슬아 수필집》

누군가의 일기장을 훔쳐보는 것 같다.
처음 책의 두께를 보며 일주일간 책을 방치했다.
그 안에 숨겨진 활자들을 나는 다 읽어낼 수 있을까
우리가 솔직하게 말하지 않는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그녀가 성실히 썼을 글을 보며 나는 어떤 글을 쓰는 사람이지? 생각했다. 생각과 느낌을 글로 표현하는게 참 어렵다.

아직 다 읽은 것은 아니지만
틈틈이 읽어보고 좋았던 문장을 남겨야지.

부지런히 쓰는 사람과 과거의 있었던 기억들을 복기하는 사람. 솔직함이 무기인 사람은 당채 이길 방법이 없다.
사랑하는 사람들의 슬픔과 기쁨, 그리고 쓸쓸함과 행복함과 사소함에 대해서
모두 나열하고 드러낼 수도 없겠지만 우리는 기억하길 원하지
기억나지 않은 일상의 어떤 일들을 아주 잘 다듬은 책

좋았던 문장

  • 말실수하지 않게 해주세요. 모르는 것에 대해서 함부로 말하지 않게 해주세요.
    부주의하게 판단하지 않게 해주세요. 빈말을 줄이게 해주세요.
    안 웃긴데 일부러 웃지 않게 도와주세요. 안 좋은데 좋다고 말하지 않게 해주세요.
    제 어리석음으로부터 저를 지켜주세요.

  • 있는 사람이 꼭 좋은 의자를 손님에게 내어주는 다정 같은거.
    아무리 즐거운 자리여도 피곤해 보이면 어서 집에 들여보내는 다정 같은거.
    누군가가 무리하기 전에 재빨리 알아차려주는 다정 같은거.
    남의 아픔을 내 아픔처럼 맞이하는 마음의 품을 울에게서 확인해왔다.

  • 나는 물속에서 들고 있던 장비들을 다 내려놔. 그리고 가까운 기둥을 찾지.
    그걸 향해 열심히 헤엄쳐가서 기둥을 온몸으로 꼭 껴안아. 팔이랑 다리를 죄다 그 기둥에 붙이고 꽉 끌어안는 거야.
    사랑하는 사람 껴안을 때처럼. 그걸 껴안고 나는 돈 생각을 했어.
    보름 후에 월급이 들어온다고. 그 돈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을 계속계속 생각했어.

  • 너무 잘하고 싶어서 시작도 못한 일들의 목록을 떠올려볼까.
    시작만 한다면 잘 해낼 수도 있을 듯한데 대충 하고 싶지는 않아서 건드리지 않은 그런 일들.
    건드리지 않았기 때문에 잘할지 못할지 아직 모르는 일들. 가능성으로 남은 일들.

  • 춤을 별로 못 춘다는 것을 알게 됐을 때 나는 창피했다. 그리고 속이 시원했다.
    이렇게 못한다니 마음이 정말 편하구나! 하고 생각했다.
    나를 고통스럽게 하는 일은 대부분 내가 조금 잘하는 일이었다.
    잘할 걸 알고 못하기 싫기 때문에 기대와 희망과 부담을 놓기 어려웠다.
    재능이 나를 부르는 소리가 조금 들려오는 것만 같았다.

  • 언어가 잘 만나졌던 순간들이 겹겹히 쌓여 우리에게 용기를 준다. 말을 하지 않을 용기를.
    어느 순간 아무 말 안하고도 우리는 너무 괜찮을 수 있다. 가끔 사랑은 그런 침묵을 먹고 무럭무럭 자라나기도 한다.

  • 통증을 참으며 그저 가만히 있다보니 그런 것들이 기억나서, 소파에 누운 채로 요즘의 평안들을 나열한다.
    별 탈 없던 나날들이 오늘처럼 별 탈 있는 날을 지탱하는 것 같다.

  • 사람을 좌절 시키는 건 고생 자체가 아니라 무의미일지도 몰랐다.
    알아주지 않는 고생과 보상 없는 노동이 그를 더 이상 힘낼 수 없게 만든 것 같았다.

  • 복희는 웅이에게 말했다.
    인생에 지름 길 같은 건 없어.

  • 우리는 다만 마음껏 축하할 일이 인생에서 그리 자주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나는 찬이에게 고마워졌다.
    그가 기쁜 일을 만들었기 떄문에. 또한 내가 그의 기쁨에 진심으로 기뻐하는 사람이라는 걸 알게 해주었기 때문에.

  • 우리는 가족이어도 서로의 마음 속에 어떤 지옥이 있는지 알지 못하고 지나갈 때가 많았다. 잘 지내는지, 아프거나 슬프지는 않은지 궁금해하면서도 다 물어보거나 다 말해보지 않았다.

  • 산책은, 나에게 무조건 필요한 겁니다. 나를 살게 하고, 살아 있는 세계와의 연결을 유지시켜주는 수단이니까요.

출처: https://poemloverrrrr.tistory.com/179 [오늘의 책갈피:티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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