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런한 사랑》을 읽고
그녀의 글방에 대한 이야기다.
글 수업을 통해 느꼈던 일화들과 글로 만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그녀 스스로가 선생님이 되어 아이들에게 수업하고 아이들의 글을 책으로 만들어준 이야기.
여수 글방 아이들의 글들, 책방에 방문하는 여러 선생님들의 이야기.
그리고 코로나 시국의 글쓰기 교사로서의 고민까지
그녀가 글방에 온 사람들에게 준 글감들 중 나도 쓰고 싶었던 주제가 몇 가지 생겼다.
하나는 나의 인생 사용 설명서이고 다른 하나는 나를 키우는 사람들의 노동에 대한 글이다.
언젠가 고민 끝에 그 주제로 글을 써보고 싶다.
이 책의 제목이 어떤 의미일까 생각해 봤는데 아마도 글을 쓰는 사람들은 부지런하고
그 글들에는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99.9 퍼센트 담아져 있을 것 같다!
좋았던 문장
꾸준함 없는 재능이 어떻게 힘을 잃는지, 재능 없는 꾸준함이 의외로 얼마나 막강한지 알게 되어서다. 재능과 꾸준함을 동시에 갖춘 사람은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창작을 할 테지만 나는 타고나지 않은 것에 관해, 후천적인 노력에 관해 더 열심히 말하고 싶다.
써야 할 이야기와 쓸 수 있는 체력과 다시 쓸 수 있는 끈기에 희망을 느끼기 때문이다. 남에 대한 감탄과 나에 대한 절망은 끝없이 계속될 것이다. 그 반복 없이는 결코 나아지지 않는다는 걸 아니까 기꺼이 괴로워하며 계속한다. 재능에 더 무심한 채로 글을 쓸 수 있게 될 때까지.
동물을 가장 많이 귀여워하는 시대이자 동물을 가장 많이 먹는 시대를 살고 있다. 외면하는 능력은 자동으로 길러지는 반면, 직면하는 능력은 애를 써서 훈련해야 얻어지기도 한다.
무엇을 보지 않을 것인가. 무엇을 볼 것인가. 스스로에게 그리고 아이들에게 어떻게 말해야 할지 고민하며 수업에 나온다.
재능을 운명으로 연결해가길. 사실 나는 글쓰기만큼 재능의 영향을 덜 받는 분야는 없다고 생각한다. 시간과 마음을 들여서 반복하면 거의 무조건 나아지는 장르이기 때문이다. 꾸준하지 않으면 재능도 소용없는 세계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누군가가 나의 무언가를 재능이라고 말해주어서 그것을 덥석 믿어버리고 싶었다. 꼭 운명인 것처럼 만들고 싶었다.
새로운 일이 시작될 때마다 나는 자연스럽게 윤이를 떠올린다. 윤이야, 너는 다 알고 있었니. 무엇을 더 알고 있니. 이다음은 무엇이니. 이젠 보이지 않는 윤이의 뒷모습을 나는 아직도 바쁘게 쫓아가고 있는지 모른다.
하지만 돈 때문에 하는 일만으로 삶을 채워서는 안 된다고 내 스승은 말하곤 했다.
오늘 내 머릿속에 어떤 생각이 들어 있는지 살짝 적어보는 시간이야. 잠깐 스쳐가는 궁금증을 적어도 되고, 아침에 했던 생각을 적어도 되고, 지금 떠오르는 아무 말이나 적어도 돼.
제하는 아는 듯하다. 좋기만 하거나 나쁘기만 하거나 이상하기만 한 사람은 없다는 걸. 다들 좋은 놈과 나쁜 놈과 이상한 놈을 자기 안에 데리고 살아가고 있다는 걸. 변화무쌍하며 결코 고정적일 수 없는 그들을 설명하려면 ‘좋은, 나쁜, 이상한’보다 더 세세하고 정확한 분류가 필요할 것이다.
좋은 예술들은 모두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는 듯하다. 그 사람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고.
그 사랑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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