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냈을 때쯤 나는 유튜버 숫뚜를 알았다.
숫뚜의 반려견 베베가 너무 귀엽고
자신을 알고 자취 공간을 꾸미는 감각과
차분하고 어두운 감성의 동영상이 좋았다.
나중에 미니멀 라이프를 검색하며 히조도 알게 되었다.
책을 읽으며 그녀들의 사담 그리고 우정이 느껴졌다.
그들이 술을 마시면서 나눴을 이야기들은
내가 이십 대 친구들과 어울리며 나눴을 순간들과 비슷한 모습이었을 것이다.
삼십 대 문턱에서 고민한 그들의 주제는 아마도 돈과 결혼관, 여성의 불평등, 사회에 대한 이슈들.
비슷한 시기에 나도 결혼과 일을 통해 느끼는 사회적 불평등, 차별, 정치 그리고 어른에 대한 모습, 죽음 등 관련된 진지한 고민들을 했고
무엇보다 '나'에 대해서 고민하고 취향을 찾기 시작했다.
결국 이전의 나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나는 처절하게 더 느꼈던 것 같다.
나는 혼자 런던 해외여행을 통해 앞으로 가족을 만들고 싶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그녀들의 모습처럼 내 버팀목이 되어주는 사람을 다시 만나 결혼을 하기로 결정했다.
9년이나 같은 일을 지속해 가면서 꿈을 이루며 일도 할 만큼 했고
구태여 붙들며 서울에서 일해야 하는 마음은 들지 않아
앞으로는 사회적인 차별과 불리함을 포기하며 프리랜서로만 능력을 발휘해보기로 했다.
비슷한 또래의 성장을 보며 다른 듯 또 나와 비슷한 듯한 기분이 들어서 책의 전반적인 내용을 재밌게 읽었다.
‘하기 힘든 이야기면 하지 않아도 돼’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한 것도 나고, 스스로 더 상처받지 않기 위해 어떤 사실을 들추지 못하는 것도 나였다. 가끔씩 외롭게 만든 건 나 스스로 아니었을까. 그녀들의 사생활, 나는 오래된 친구들에게 정작 중요한 내 이야기는 털어놓지 않는 편은 아닌가 한편으로 생각했다.
서로의 성격이 정 반대라고 하면서도 친할 수 있는 것은 둘 다 술을 좋아하고 술자리에서 자신의 힘든 속사정을 이야기를 하며 위로와 이해하며 사랑 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녀들의 생각을 존중하고, 앞으로도 그들의 관계가 좋은 관계로 이어가길
그리고 나 또한 내 소중한 친구들에게 생각이 다르고 취향이 다르다고해도
우정어린 시선으로 지지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좋은 문장들
- 말하지 않아도 다 알아줄 수 있는 사람. 나의 커다란 결핍을 건강한 방법으로 채워 줄 수 있는 사람
- 이 일로 나는 무언가를 참으며 자신을 갉아먹고 있다고 느낄 때마다 과감히 쉬는 걸 선택하는 방법을 배웠다.
- 열심히 산다고 인정받고 싶은 적도 없었지만, 누구도 나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기분이 드는 것도 싫었다.
- 그래, 내 삶의 기준을 타인에게 두지 말자.
- ‘모두 개인일 뿐이다.’ ‘각자의 삶은 각자의 몫이다.’ 그럼 이성을 켜켜이 덮고 있는 감정에서 벗어나 더 냉정해질 수 있다.
- 우울을 이겨내야 한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나조차도 내 우울을 어떻게 하지 못한다. 다만 스스로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이기적이었으면 좋겠다. 가끔은 도망쳤으면 좋겠다.
- 올해 목표도, 나를 혹사시키지 않기.
- 우리는 모두 술잔에 각자의 사정을 담아 마신다. 어제의 후회, 오늘의 서러움, 내일의 걱정이 잔 위로 넘친다.
- 내가 잘 하는 걸 어떻게 도구로 이용할 수 있을까?
- 좋은 책과 나쁜 책의 기준은 잘 몰라도, 내게 남는 책과 안남는 책은 뚜렷하게 기억하는 이유다.
- 말할 수 없는 것들로부터 충분한 위로를 받았다.
- 엄마는 내게 자립적인 여성이 되어야 하는 이유를 삶으로 증명한 사람이다.
- 내가 하고 싶은 것으로 돈을 벌어 먹고산다는 것, 이것은 내 자존감의 뿌리와 같다.
- 그러니 어둠이 당신을 덮치는 밤이 오더라도 부디 늦지 않게 아침을 맞이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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