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 생각
한 편으로는 내 년, 앞으로 두 달 이후의 내 삶에 대해
어떻게 하면 좋을 지 생각하고는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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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서 모두 결혼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할 결정이니 뭐니 앞으로의 변화에 두려움과 걱정이 많겠다는 조언에 최대한 흔들리지 않으려고 했으나 문득씩 가끔 혼자 생각에 잠긴다.
최근 엄마가 다시 한번 속을 뒤집는 얘기를 했다.
ㅡ너는 결혼을 깊게 생각 하지 않은 것 같애
그런 얘기를 듣고 기분 나쁘지 않게 말하고 싶었다. 더이상 어떻게 말해야 할 지도 모르겠고 그녀가 여전히 나에 대해서 이렇게나 모르나 싶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했다. 그녀의 배에서 태어나 33년을 살아왔음에도 우리는 타인이다.
ㅡ엄마는 아빠를 진정으로 안다고 생각해?
우리가 오래 만났고 그와 대비적으로 8년 넘게 꾸준히 일을 해온 딸이 얼마나 아까우면 그럴까 이해가 되다가도 나를 좀더 믿어주고 응원해줄 수는 없나 하는 마음에 섭섭함이 생긴다.
그를 진정으로 사랑만 해서 결혼하고 싶다가 아니라 사람 있는 그대로 가족으로 받아들이겠다는 선택에 가깝다. 엄마도 57년의 고된 삶을 살았기에 딸이 더 나은 선택을 했으면 하는 마음은 알겠지만 우리는 서로 타인이기 때문에 가끔은 외면도 필요하다.
그녀가 나의 좋은 소식들만 아야기 듣고 싶어하듯
어쩌면 나도 주변 사람들에게도 말하지 거리가 필요한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듯
결혼을 약소하게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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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살의 나는 사회에 나가기 전에 두려웠고 힘들었다.
인턴 생활과 알바로 믿을 사람이 아무도 없고 사회가 호락호락 하지 않다는 걸 느꼈고 이후 인내의 시간을 보내며 혼자 부딪혀 나가자는 용기도 가지게 되었다. 힘든 시간이 있었기에 취업 이후에는 즐거운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한 것 같다.
거진 십년이 지나 지금도 또다른 두려움과 걱정이 있다. 그래도 안다. 이 모든 게 다 지나가는 감정이라는 걸. 조금 더 현명하게 시간을 보내고 싶어. 남은 감정이 이전보다 부정적이지 않게, 힘들지 않게. 그래도 의미 있게 지켜가고 싶은 가치를 유지하며
잘 소화하며 지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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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하고 무얼 하면 좋을까 자주 생각한다.
여행을 가는건 어때? 낯선 도시에서 한 달 살기 같은거. 그 생각을 했다가 그가 우리집에서 한 달 살기 하라고 했던 말이 떠올라.
10월이 지나면 가족들은 한창 바쁠 것이다. 나는 몇달간 일하지 않는 백수인 상태가 될거다. 그래야 무엇을 해서 돈을 벌고 사람처럼 살것인지 재충전을 하고나서 진지하게 생각을 할테니까.
코로나로 인해서 해외 여행은 꿈꾸지 못할 것 같다. 이전처럼 출근룩을 입고 카페에 가서 노트북을 켜겠지? 그래도 그런 시간을 강제적으로 가져 보려고 해. 난 지금 재충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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