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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가 피곤해 결혼을 했더니》

by dreamgirl 2024. 8.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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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연애부터 결혼 그리고 신혼의 부부 이야기를 엿볼 수 있었다. 제목이 제일 와 닿았다.
우리도 연애를 오래 했기 때문에 어쩌면? 싶은 그런 제목이였다.

저자의 이야기가 진솔해서 좋았다. 연애하면서 데이트가 피곤해진다는 말은 주변에서 들어 본 적 없는 말이었으나 사랑하지 않는다는 말은 아니니까 조금 참신했다. 그녀가 결혼을 하고 겪는 마음들에 대해서 나도 조금은 공감하며 위로도 받았고 재밌게 읽어서
짧게라도 리뷰를 남긴다.

좋았던 문장

  • 결혼의 좋은 점이 뭐냐고 물으면 “데이트 안 해도 되는 것”이라고 한다. 이것 역시 순도 100% 진심이다. 퇴근 후 각자의 시간을 꾸릴 수 있는 여유. 함께 생활의 리듬을 맞춰가는 기쁨. 집 앞에서 아쉽게 헤어지지 않아도 되는 행복. 식당이 아닌, 집에서 입맛에 맞는 음식을 해 먹고 오순도순 할 수 있는 충만한 기분.
  • 함께 산 지 2년이 다 되어가도 여전히 벅차게 좋은 게 ‘데이트 프리’이다. 혼자 책 읽고 싶은 순간엔 방에 들어와 조용히 이어폰을 귀에 꽂는다.
  • 약속한 3년이 지날 즈음 난 데이트가 지겨워졌고 무엇보다 피곤했다. 데이트보다 함께 생활을 꾸리고 싶었다. 하지만 남편은 결혼 이야길 꺼내는 걸 싫어하는 눈치였다. 싫어한다기보다 불편해하는 듯 보였다.
  • 혹, 돈 때문에 결혼을 주저하고 있는 커플이 있다면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둘이 마음과 지갑을 합치면 문제는 어떤 식으로든 해결된다고. 결혼해야 비로소 그 돈 걱정이 해결된다고 말이다.
  • 어, 안녕? 너랑 사귈 때 버섯 먹기 싫다고 자주 싸웠다며. 지금은 잘 먹어. 그나저나 결혼생활은 어때? 가끔 싱글일 때가 그립지 않니? 남편 없이 혼자 훌쩍 여행 떠나고 밤새 조용히 책 읽다 잠들던 시절 말이야. 너도 그렇다고? 어째 너랑 나랑 더 잘 맞는다, 얘. 잘 지내. 행복하게
  • 더 솔직하게 털어놓자면, 한국 사회에 팽배한 결혼을 향한 부정적 인식이 자꾸만 마음에 턱턱 걸렸다. 결혼은 여자가 손해 보는 일이며, 시가는 가부장적이고 얼토당토않은 요구만 하는 사람들이라는 편견이 우리 일상에 얼마나 단단히 자리 잡고 있는지를 나는 결혼하고 나서야 체감하게 되었다.
  • 아주 가끔은 반짝거렸던 싱글 라이프가 진짜로 막을 내린 것 같아서. 이제 나 화장할 수 없는 사람이 되어버린 건가. 꾸밈보다 집안일이 재밌어진 걸까. 그런 걸까.
  • 내 마음이 조금 우그러졌음을 알아챈다. 우리 모두 각자의 기분 포물선이 있다. 다른 이의 포물선에 무기력하게 올라탈 필요도, 불협화음에 당혹스러울 일도, 외로움에 서러울 것도 없다. 각자의 방식으로 천천히, 때로는 즐거운 마음으로 포물선 일치의 순간을 기다리면 되니까.
  • 남편에게 삼고비 바람이 한차례 불고 난 지금. 우리는 곤궁하지 않을 미래를 위해 잠자리에 들기 직전까지 열심이다. 나는 더 열심히 글을 쓰고, 남편은 더 열심히 공부한다. 돈 때문에 남편이랑 싸우기 싫다. 돈 때문에 상처 주기도 싫고 받기도 싫다. 돈 때문에 서로를 아프게 하지 않으려면 돈이 있어야 한다. 적어도 곤궁하지 않을 만큼은. 그래서 나는 우리의 창고가 비어가는 게 무섭다. 우리가 돈 때문에 상처 주며 싸우게 될까 봐. 정말이지 나는, 그러고 싶지 않다.
  • 치열하게 맞춰간 날들이 쌓이다 보니 알게 된 것 한 가지. 결혼은 남편이 아닌 나를 감당하는 일이었다는 사실. 나와 다른 남편을 힘들어하는 나. 그런 나를 견디는 과정이 곧 결혼이었다. 예민하게 흐트러지고 스트레스에 뾰족해지는 나를 감당하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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