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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멀리서 보이는 것들 1 - 제1화, 지금 여기 왜 살고 있나요?

by dreamgirl 2024. 6.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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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멀리서 보이는 것들
지나치게 몰두하거나 가까이할 때 모르는 것들
제1화, 지금 여기 왜 살고 있나요?
 
우리들의 일상이 가끔 그래요.
너무 단조롭고 지루하게 반복된다고 여기지만
사실 하루하루도 똑같은 일상은 없습니다.
 
는 서울에서 9년을 살았습니다.
외로움도 있었고 즐겁고 멋진 일도 있었어요.
지나온 시간들을 다시 복기하라고 해도 저도 서울에서 혼자 보내온 시간들을 선택할 것 같습니다.
왜 서울이냐면 부모님이 무조건 서울에 올라가야 한다는 뜻이 있었어요. 
지방에서 자라온 내가 부모님의 뜻대로 직장을 얻어 사회생활을 시작한 곳은 서울이었고 현재도 친구들과 동료들이 사는 곳이죠.
 
서울에서의 북적북적 사람 사는 소리
복잡하고 빠르게 변화하고 편리한 인프라가 처음에
너무 신기했습니다. 10분만 나가도 카페와 노래방, 볼링장, 편의점 등 없는 게 없었습니다.
그야말로 돈만 있으면 살기 좋은 동네가 서울일지도 모릅니다.
저는 밤에 거의 불빛이 꺼지지 않는 동네에서 오래 살았고 그 동네가 익숙해지면서 다른 조용한 동네로 이사 가고 싶었어요. 하지만 보증금은 턱 없이 부족했고 집값은 오르기 바빴지요.
 
지금은 결혼을 하며 서울을 떠나 작은 도시에서 살고 있습니다.
가장 크게 느껴진 건 대중교통입니다.
서울에서는 지하철이 있습니다. 버스도 아주 가끔 시간적 제약이 없을 때 이용했습니다.
지하철 모든 노선들이 대충이나마 어디 가는 방향인지 익숙해졌을 때 서울을 떠났는데 지방에서는 차가 필요했어요.
버스는 배차간격이 있고 다른 곳을 돌아서 가기 때문에 이동하기 힘들었어요. 그래서 차를 사고, 운전을 하게 되었습니다.
 
또 다른 은 사람과 소음입니다.
서울은 많은 사람들이 살기 때문에 가끔 수많은 인파 속에 숨을 수 있고, 나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는 것에 자유롭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상한 사람들은 어디에나 존재했고 피곤하기도 했어요.
시끄럽고 떠들썩한 분위기는 20대에나 즐겁고 신이 났지 30대가 되면서는 뒤로 하고 싶었습니다.
지금 사는 곳은 사람들이 많이 살지 않아서 공간적으로 여유롭고 마음에 환기가 됩니다.
시간이 더 지나면 이곳이 지루해질지 모르겠지만 그동안 답답함이 있었다면 조금은 해소된 기분이죠.
그리고 지금은 소소하게 주변 환경에서 감사함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출퇴근할 때 보는 저녁노을, 휴식할 때 건물에서 바라보는 파란 하늘을 볼 수 있거든요.
사계절이 오고 가는 것을 자주 느낄 수 있습니다.
 
서울처럼 바쁘고 열정적인 곳도 없을 거예요.
우리가 잊지 않기를.
더 많이 가지고더 많이 누리는
곁에 있는 누군가와 비교가 된다 해도
서울에 왔던 꿈과 이유를
서울에 사는 낭만을 더 느끼시기를.
 
그리고 그 마음은 당신이 사는 곳이
서울이 아니라 해도
살고자 했던 마음을 떠올리면
지금 이곳이 더 애틋하게 생각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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