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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이에게
2007년 너를 만나고 2020년 너를 보내기까지
내 인생 가장 처음으로 상실을 알려준 우리 가족, 몽이
네가 간 자리에 새로운 동물 친구들이 머무르고 지나가기도 했어
몽아, 내가 더 다정하지 못했어
내가 고등학생 - 대학생 - 사회인이 되기까지 우리 함께 한 시간 동안
난 우리가 이별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어
난 집에 올 때마다 너를 안아주고, 가끔 산책시켜 죽고, 샤워를 시켜주고,
비워있는 너의 물컵과 밥그릇을 채워 놓는 것 밖에는 해준 게 없어
시간이 지날수록 너는 잠을 많이 자기 시작했고 몸이 안 좋을 때는 방 안에서
나오지도 않았지. 무지개다리로 가기 전에는 엄마도 몸이 아파서 보지 못해서 미안해
네 간식을 자주 사 오지 못했고 예쁜 옷도 사주지 못한 게 마음에 남는다.
이제 다른 친구들에게 좀 더 신경 쓰도록 노력할게
너의 털을 쓰다듬고 품에 안겼을 때
서로가 같이 달리고, 사진에 우리를 담을 때
샤워하러 가자고 화장실에 먼저 들어가 기다리면
스스로 화장실에 들어와 나와 함께 샤워를 해주는 너
잊지 못할 거야. 곁에서 큰 의지가 되어줘서 고마워
우리 가족 안에서 애교쟁이 역할을 해주느라 고생했어
너를 기억하며 뒤늦은 편지를 담아
보고 싶다 몽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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