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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멀리서 보이는 것들 14 - 제14화, 불안하지 않는 연습

by dreamgirl 2025. 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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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멀리서 보이는 것들
지나치게 몰두하거나 가까이할 때 모르는 것들

- 제14화, 불안하지 않는 연습

20대 나는 대학교 교육을 마쳤을 때 수업이 끝나면 무엇을 할지 몰라 도서관을 찾았다. 책을 빌리고 도서관에 앉아 전공과 무관한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다.
친구들이 취업하고 도시로 떠나고 혼자 복학해서 학교를 다닐 때에도 도서관에 가서 이력서를 쓰거나 공부를 하고 돌아오며 지냈다.  

가끔씩이라도 친구들에게 연락할 마음은 생기지 않았고 혼자 자신을 위해 준비해야 하는 시간이라 생각했다. 남과 다른 시간을 보내는 게 외롭고 힘들었다. 지원한 회사에서 낙방할 때마다 자존감도 낮아졌다.
20대 중반 취업을 하고 30대 중반이 지나가면서 평범한 듯 회사를 다녔고 주말은 쉬는 시간을 가졌다.

도시에서는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뒤쳐지는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친구들을 만나서 부지런히 이곳저곳을 구경하고, 먹고, 마셨다. 운동을 하면 건강한 체력이 길러질까.
헬스, 복싱, 마라톤, 수영, 걷기 모임. 운동도 어쩌면 빈 시간이라고 느꼈던 시간을 채우기 위한 시간이었을지도 모른다. 


혼자 카페를 자주 갔던 건 스스로 자기 계발을 하려는 마음이었다. 때로는 이직을 하려고 카페에서 공부를 하기도 했고 때로는 글을 쓰며 취미 생활을 하는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내가 가장 잘하는 행동이 집 밖을 나와 무언가를 하는 모습이기도 했으니까.

서른이 되며 가장 큰 의지가 되었던 것은 집 근처 작은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와 조용한 집에서 독서를 하는 즐거움이었다. 그렇게 책 읽는 습관을 기르며 가을을 보냈고, 겨울은 커피를 내리는 즐거움을 알게 되었다. 주말에 혼자 따뜻한 커피를 내리며 테이블에 앉아 공부도 하고 책을 읽으며 보냈다. 인스타그램으로 짧은 독후감을 쓰다가 작년부터는 본격적으로 글을 남기고 싶어서 블로그도 시작했다.


일에서 불안함을 느낄 때는 계획대로 되지 않을 때였다. 그만한 상황이 생겼을 때 스스로 해결할 수 없을 것만 같았다. 지나고 보면 조급한 마음이 문제였다.

시간은 내 생각보다 충분했고 노력할 의지가 있다면 해결할 수 있는 수준으로 처리할 수 있었다.
삶에서도 불안하지 않으려면 마음의 여유가 있어야 한다.
내 마음에 조금 더 귀 기울이고 나를 넓히는 시간을 가지자. 그렇게 다가오는 불안함을 잠재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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