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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121

코끼리를 생각하지 말아봐. D-177 지난달 퇴근하는 길에 어느 상사가 부하 직원의 임신 소식을 들으며 기특하다는 듯 축하해주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그 모습이 좋게 보였는지 나는 그에게 전화해서 "오빠에게도 저런 형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말한 적 있다. 먼저 앞 길을 걸어가 본 선배라서 후배의 힘들지도 모를 마음들을 헤아리고 응원해주는 인생 선배. 당신에게 그런 존재가 있을지도 모르는데 어쩌면 내가 당신보다 그런 존재를 바라는지도 모르겠다. 내게도 주변의 좋은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나는 먼저 기대지 못하는 편이다. 나의 고민을 털어놓기보다 오래 스스로 고민하고 결정하는 편에 가깝다. 누구보다 내 힘든 순간들을 지켜봐 주는 당신에게 나는 그런 사람이었을까? 엄마도 내게 왜 그대냐고 물어본 적 있다. 그런 질문에 마땅히 답.. 2022. 5. 8.
혈당 돼지 엄마가 나의 혈당이 오르는 것을 걱정해서 혈당 관리를 위해 혈당측정기도 구매하였다. 4월 초반에는 공복혈당이 100~120이어서 내당능장애 수치에 이르고 있었다. 작년 건강검진에도 다른 것보다 공복혈당이 100이 나왔는데 올해 이 수치가 더 오르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지난 한 달간의 식단과 혈당 측정을 하면서 알 수 있었던 점을 반성하며 남은 5월에는 스트레스 관리와 식단과 운동에 좀 더 유의하고 싶다. 1. 저녁은 무조건 과하게 먹지 않는다. 샐러드나 귀리 셰이크를 먹으면 수치가 100 초반대로 나왔다. 외식이 있었던 날(곱창, 닭볶음탕 )과 저녁으로 거하게 먹을 날에는 120이 초과하였다. 저녁으로 먹고 혈당 터진 날 : 떡볶이, 김밥, 이삭 토스트, 라면과 밥, 파스타 2. 백미밥 대신 잡곡밥을 .. 2022. 5. 8.
다이어리의 재탄생 나는 일기를 쓰는 사람이다. 언제부터 일기를 썼는지 생각해보니 대학생이 된 스무 살 때부터였다. 어린이 때도 일기는 썼지만 주로 방학 숙제로 의무적이었고 진짜 일기는 대학생 때부터가 아닐까 하루하루 특별하게 보내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누구에게도 털어놓기 힘든 곤란한 마음들 담기도 했다. 하지만 나는 나의 그 순간순간 진심이던 마음을 오래 보관하기 부끄러워서 이사를 할 때마다 다이어리를 정리하는 시간을 보낸다. 다이어리를 읽으며 그때 느꼈던 소중한 생각과 감정들은 글과 사진으로 간직한다. 최근 들어 이사를 가지 않고 한 집에서 5년째 살고 있다. 그동안 쌓아 온 일기장이 4권이 되면서 한 번 그 마음들을 정리할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하고 다이어리를 읽으며 그동안의 시간들을 회고해보았다. 일을 통해 성장하는.. 2022. 5. 4.
코로나 시국에 알게 된 것들 코로나 시국에 알게 된 것 1. 우리나라 사람들은 위기에 대응하는 능력이 좋다는 것 시대적으로 새로운 질병이 전파되면서 초반에는 엄청난 속도로 전파가 되며 확진자가 늘어났다. 선별 진료소에서 코로나 검사를 하기 위해 드라이브 스루 시스템을 따왔다는 점과 질병관리청에서 거의 매주마다 이를 보고했고 코로나 검사와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가 빨리 개발되고 일상 속에서 확인할 수 있게 변했다. 2. 우리가 모르고 있던 관계와 모습들을 알게 되는 것 한국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들의 수가 급진적으로 늘어난 건 신천지라는 종교 모임이었다. 종교 행사로 인한 집단 감염으로 인해 경북에서 태어나고 살아온 나는 '신천지'라는 종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코로나19 초반에는 방역과 감염 예방을 위해서 감염자.. 2022. 4. 28.
작은 집에서 산다. 서울에서 사회생활을 하면서 나는 원룸에서 살아왔다. 아주 오래된, 20년 정도쯤 세월이 지난 상가의 건물에 딸린 방 한 칸과 5층은 올라가야 하는 고시촌의 옥탑방. 그리고 다세대 빌라들이 가득한 동네의 집. 이렇게 집을 옮겨 다니기까지 이직도 함께 했고 집 보증금을 올리면서 오래되지 않는 신축급으로 집을 이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집의 평수는 5~7평이었다. 작은 집에서 산다는 것이 시간이 지날수록 서럽기도 하였다. 지방에서 올라와 면접을 보러 다닐 때는 서울에 온다는 것만으로도 신기했고 직장을 구하고 퇴근하고 돌아와서는 서울에서 내가 누울 자리 하나 있다는 것만으로도 고맙고 감사하기도 했다. 서울에서 사는 시간이 오래 흘러가면서 늘어나는 짐들에 공간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고 전세 계약이 만료되어 갈 때.. 2022. 4. 24.
그와 나 D-190 내가 알던 그는 어디로 갔나 우리는 십년을 알고 본 사람이 맞을까 싶을 정도로 결혼 앞에 흔들리는 사람 나 말고 또 있다. 그는 기분이 좋을 때 나랑 결혼하고 아이낳고 잘 살아야지. 하면서도 기분이 안 좋을 때 결혼하지 말자라고 한다. 이건 사실 나와 마찬가지. 정말 결혼을 두고 보이지 않는 무게와 책임감이 따른다. 너무나 현실적인 거겠지. 무엇을 먹고 살며 살지에 따른, 그리고 생각이 너무 터무니없이 많아서 에너지 낭비하는 것도 있다. 쓸데 없이 싸우지 말자. 그 말대로 감정이 이성을 앞서는 밤 시간을 경계해야지 나이가 드니 자주 쌍커플이 두터워진다. 슬퍼. 피곤한 나날이다. 2022. 4. 20.
My Little Forest 나에게 고향집은 바로 여기 부모님이 30년을 넘게 산 이곳이다. 나의 뿌리부터 시작해 지금이 되기까지 모든 것이 남아 온 곳 도시에서 느꼈던 회의감을 시골 공기와 새롭게 꽃 피우는 자연 속에서 스트레스 받았던 마음들을 내 버린다. 조금이나마 육체 노동으로 부모님의 일을 도우고 맛난 고기와 채소를 먹으며 머물다. 남의 기준이 아닌 내 자신의 기준과 무엇이었는지 알고 깨달으며 또 다시 용기를 얻는 장소가 있어 너무나 좋은, 재충전의 시간들. 사월의 봄, 어느 날 친구가 준 천연 수세미를 심었다. 어떻게 자라날지 기대가 되는구나. 오늘 씨앗을 뿌렸습니다. 2022. 4.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