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편의점》을 읽고
독고 씨. 시현과 진상고객. 선숙과 아들의 삼각김밥. 경만의 참참참, 참깨라면과 참치김밥에 참이슬.
희곡 작가 인경, 민식의 캔 맥주. 흥신소 곽 씨.
독고 씨는 편의점에서 자신을 찾아간다.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마스크와 장갑을 끼며 자신이 의사였음을 알게 되고 고객으로 지나가는 엄마와 딸을 보고 자신의 가족들을 생각하고 미행한 곽 씨를 보고 아버지를, 사장님 아들을 보며 자신의 형을 생각한다.
잊고 싶어서 가두었던 기억일지 모를 과거들. 그리고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편의점에서 만난 사람들 역시 자신들이 겪고 있는 문제 혹은 현실들을 처리해 나간다.
공간적 장소와 지나가는 사람들. 우리가 보내는 하루에도 다양하게 일어나는 법. 불편한 편의점이라도 마음이 따뜻한 것은 서로가 서로에게 잠시라도 친절하였기 때문일까. 어쩌면 그 기억들로 사람은 앞으로 추진해 나갈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된다.
좋았던 문장
P33. 그렇게 평생 사장이나 자영업 과는 거리가 멀었던 염 여사가 편의점 경영에 신경을 쓰게 된 것은, 이 사업장이 자기 하나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직원들의 삶이 걸린 문제라는 걸 깨닫고 나서부터였다.
P53. 사장이 직원 귀하게 여기지 않으면 직원도 손님 귀하게 여기지 않는다.
P97. 이후 신기하게도 독고 씨와 마주치면 이해하기 힘든 심정과 답답함 느낌을 사라지고 묘한 안도감이 들기 시작했다. 그런 게 그게 선숙 씨만 그런 건 아니었던지 편의점이 오전 시간은 조금씩 햇살의 방향이 바뀌듯 그 분위기도 달라지고 있었다.
P140. 밥 딜런의 외할머니가 어린 밥 딜런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해요. 행복은 뭔가 얻으려고 가는 길 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길 자체가 행복이라고. 그리고 네가 만나는 사람이 모두 힘든 싸움을 하고 있기 때문에 친절해야 한다고.
P156. 확실한 것은 나는 원래 이렇게 살지 않았어요. 나는 사람 들고 가 별로 나눌 게 없었던 거 같아요. 이런 따뜻한 기억이 별로 없거든요.
P215. 당신을 따라다니다 이 겨울 이렇게 방황하고 있다고, 당신도 나 같은 이유로 방황하고 있냐고, 대체 당신의 정체는 무엇이냐고 묻고 싶었다.
P244. 하지만 사람은 그런 게 아냐. 사람은 연결돼 있어. 네가 그렇게 따로 떼어내 함부로 처리하는 그런 게 아니라고.
P251. 따지고 보면 가족도 인생이란 여정 엣서 만난 서로의 손님 아닌가? 귀빈이건 불청객이건 손님으로만 대해도 서로 상처 주는 일은 없을 터였다.
P252. 결국 삶은 관계였고 관계는 소통이었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고 내 옆의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는 데 있음을 이제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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