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와 나는 올해 상반기에 일이 많았다.
계획형인 나는 결혼 준비를 치밀하게 하고 싶었고
그는 예기치 못한 집안일을 신경 쓰느라 살이 쪽 빠졌다. 게다가 지인을 돕기 위해 한 달 동안 일하느라 진짜 바빴고 나 또한 프로젝트 진행과 오픈을 도우느라 정신없는 시간들을 보냈다.
4월의 계획했던 인청 여행은
바빴던 일정들이 지나 7월로 미뤄졌고 드디어 서로가 가능한 시간에 예약을 하게 된 호캉스!
둘에게 첫 호텔다운 호텔이 아닐까?
5성급 호텔로 예약을 하고 싶었지만 성수기라 4성급이고 화장실과 룸이 깨끗하고
룸서비스 및 조식도 가능한
가성비가 좋은 호텔 <홀리데이 인 인천 송도>로 예약했다.
http://holidayinnincheonsongdo.com/ver01/
그에게 비밀로 하고 작은 이벤트를 준비하기로 했다.
아주 오래전 그의 생일에 대판 싸우고 그의 생일 만찬을 맞이했을 때 그의 모습이 잊히질 않는다.
얼떨결 하면서 처음 같이 맞이한 생일상에 그는 내 축하송에 박수를 치며 좋아하는 모습이 가득했다.
그때 난 무엇 때문에 그의 소중한 하루를 눈치 없이 망쳐버렸을까.
이번에는 정말 좋은 기억으로 남게, 그에게 호캉스 하며 프러포즈를 해보려고 해
낯선 호텔에서 촛불을 켜고 풍선을 달고 진심이 담긴 편지를 읽어주며
우리의 밝은 미래를 기대하며 함께하자는 고백과 기도를. 받아주겠니?
오늘 당근으로 프러포즈 물건들을 샀는데 내게 물건을 준 아내분이 남편에게 프러포즈를 먼저 해줬다고 한다.
너무나 밝은 모습으로 이야기를 하는데 왠지 그 좋은 기운을 받아 이벤트를 성공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비가 오기 전 흐린 인천의 오후
그는 송도가 이렇게나 큰 곳이냐고 신기해했다. 호텔에 들어서서 주변을 둘러보고
루프탑 바에 가서 칵테일을 같이 나눠 마실 때에 송도-여기는 인프라가 갖춰있으니까 마음에 든다는 이야기도 했다.
두리번두리번거리는 모습이 포항에서와는 너무 달라서 그도 이 여행을 좋아하고 있다는 걸 느꼈다.
같이하는 이벤트에 그는 엄청 빨리 풍선에 바람을 넣었다.
준비한 이루마의 Do you?(우리 사랑하기를)라는 노래를 틀고 써온 편지를 읽어주다가 울컥해서 눈물이 났다.
왜 우냐며 웃는 그의 모습에 당황스러움, 감동을 받는 눈치인 건가? 싶다가 나도 마저 마음을 진정시키고 편지를 읽었다.
마지막 편지 내용에 끄덕끄덕 알겠다는 그. 답변은 빠르다.ㅋ
쉬다가 저녁 9시 전에는 루프탑 바가 마감이어서 8시가 되어서 루프탑 바로 올라갔다.
바에서 간단히 칵테일 한 잔씩 시켰고 야경을 보며 이야기 했다. 야경을 보니 이래서 호캉스를 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숙소로 돌아와 러쉬에서 가장 인기가 있는 '인터 갈라틱'이라는 배쓰밤을 하려고 욕조에 물을 부었다.
처음 해보는 입욕에 엄청난 기대를 했는데 피곤함을 풀어주는 민트향에 기분이 좋긴 했다.
그도 내 생각보다는 한 참 입욕을 하고 나왔다. 같이 <그알>을 보면서 저녁을 마무리!
다음날 아침 조식을 먹으러 체크인했던 19층으로 이동했다.
야무지게 음식을 챙겨 와 맛있게 먹었던 그와 나. 깔끔했던 것 같다. 조식이 없었으면 피곤한 몸으로 숙소를 나가 음식을 사 먹었어야 했을 건데 편하게 사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다음에는 5성급 호텔로도 가보자!
인천 대교를 지나 을왕리해수욕장으로 이동했다.
그가 인천 공항을 가보지 않았기에 가는 김에 인천공항도 둘러보자고 했다. 지나가는 길에 멋진 조각상이 있어서 사진으로 담았다.
떠나는 남녀의 마음이 잘 표현되어 있었기에 인상적이었다. 우리 신혼여행은 인천 공항에 와서 해외로 가자!
공영 주차장으로 찾기 위해 주위 한 바퀴를 돌았다.
임시 공영 주차장이 있었지만 주차한 사람들이 많아서 나오게 되었는데
직장 동료분이 코로나 확진이라는 소식을 접하자 둘 다 갑자기 말없이 찝찝한 기분이 들었다.
오빠는 갑자기 아픈 것 같다고 하질 않나?
나는 지난주 수요일에 목이 아팠던 것 같다고도 말했지만 지금은 아주 컨디션이 좋다고 말했다.
편의점을 찾아 자가진단키트를 샀고 음성을 받고 나서야 음식점으로 이동했다.
근처 조개구이집에서 세트메뉴로 회와 조개찜, 칼국수를 시켰다.바람이 잘 들어오는 자리에 앉았는지 에어컨 없어도 엄청 시원했다.
바로 근처 서해 바다 갯벌이 보였고 기러기가 지나가며 소리를 냈다. 밥 줘! 끽~끽~끽
이렇게 우리들의 호캉스 인천 여행은 끝이 났다. 더 오래 같이 있고 싶은데 장거리 연애는 힘이 들다. 흑흑, 또 만나요.
우리의 여행 일정
ㅡ호텔 체크인 <홀리데이 인 인천송도>
ㅡ센트럴 파크 근처 저녁먹기
ㅡ야경보면서 칵테일이랑 먹기 <터치 스카이 루프탑 바>
ㅡ밤에 욕조에서 배쓰밤!
ㅡ그알 같이 보면서 맥주와 야식 먹기
ㅡ인천대교 구경
ㅡ을왕리해수욕장 서해 바다보기
기타 주변 관광지
ㅡ현대 프리미엄 아울렛 송도점
ㅡ트라이볼
ㅡNC 큐브 커낼 워크
ㅡ소래포구 수산시장
ㅡ인천 차이나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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