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6월 중순부터 날이 습하더니 꿉꿉함이 지속되는 나날이다.
난 회사에도 친구들에게도 가까운 사람들에게는 얘기했다.
ㅡ이제는 떠나가야지.
그리고 마무리 정리를 잘해야지
2
그와 내게 어쩌면 함께 하기 전 여행
그와 함께 동해 바다를 찾았다. 가까운 포항을 가기로 했는데 차로 두 시간. 가깝지만은 않은 것 같기도
논밭 뷰를 지나 아주 깊은 시골로 유배지 찾아가듯 따라간 구룡포 근처 숙소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그는 뻗었고 홀로 바다 해변에서 바다를 보다.
여기는 경주 감포읍과 포항 남구 장기면 경계 사이
바다 냄새에 짠내가 난다는 그
그가 낮잠을 청할 동안 나는 가까운 편의점을 찾아 산책했다.
미역과 오징어 말린 냄새가 바다 바람, 어느 선가 찾아왔다.
3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게 될지 걱정도 되지만
그동안 혼자 서울 생활로 살아온 것을 생각하면 못 해낼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내 안에 지닌 힘과 혼자 나기를 하기까지 알게 모르게
준비 단계였을 어떠한 경험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을 테니
바닥에 자고 있던 그를 아침에 침대에 재우고 일출을 보다.
새벽 다섯 시 작업을 하는 몇몇 배들이 보였다. 태양이 떠오르고 있었다.
ㅡ너를 기다리고 있어.
일출은 언제나 감동이다.
태양 하나만으로 온 세상을 빛내고 있으니.
오늘도 잘 살아보자는 희망을 준다.
4
갈매기 소리를 들으며 정신을 깨우는 아침
바다를 여러 번 놀러 갔는데도 다 같은 아침은 없다.
이렇게 많은 갈매기 소리도 처음
어제 그는 숙소 화장실에 볼일을 보고 변기에 휴지를 넣었는데 그게 막였다고 연락이 왔다.
그래서 똥을 쌌냐고 묻는 내게서 그건 아니라고, 숙소 관리인 아저씨가 곧 해결해줄 거라고 말했다.
편의점에서 간단한 간식거리를 사고 나오는데 그가 근처까지 차를 끌고 왔다.
그래서 변기는 어째 됐나 물었는데 아저씨가 뚫어뻥이 없어서 페트병으로 가져와 공기를 주입했다고 했다. 여러 번
하지만 아저씨의 그 모습을 보고 그는 안쓰럽고 황당해했다.
결국은 근처 하나로마트에 가서 뚫어뻥을 사서 돌아왔다.
그는 이런 사람이다. 다른 사람들과는 결이 다른 사람. 자기만의 올곧은 주관과 사소한 다정함이 묻은 사람.
어찌 됐든 간에 재미난 사람. 그는 새벽 두 시에 잠들어 지금까지 코를 골며 자고 있다.
갈매기 소리가 들릴 리 있나.
나를 깨운 건 갈매기 소리가 아닌, 앞집 닭장의 닭들이 우는 소리였다는 걸 일어나면 알려줘야지.
5
ㅡ너무 많은 불안함을 가지고 있는지 몰라.
이렇게 숙소 앞의 바다를 눈으로 담고 있기엔 1박 가격으로 십만 원이라는 사실로는 부족할 만큼 좋다.
청결과 보안에 두려움을 가진 눈초리로 24시간을 머물렀다.
나는 언제부턴가 불안함을 가지고 있었을까. 일에서 더 잘하고 완벽해지려는 마음 때문에 그런 건 아니였을까.
꼼꼼하게 챙기는 마음은 좋지만 일어나지도 않는 일을 걱정하는 마음은 좋은 스트레스는 아니다.
환경적으로 변화한다고 해서 그 마음이 쉬이 벗어나진 않을 것이다. 편안한 마음을 가져. 있는 그대로를 누리기
6
가끔 상황에 따라 어떻게 하면 좋을지에 대해 고민을 주변에 묻곤 한다.
그들은 내 고민에 들어주고 자신의 생각을 얘기하는데 결국은 내가 결정하고 선택해 온 길이
멀리 가고 있다는 것을 실감한다.
그 누구도 알려 줄 수 없기에, 나를 믿고 내 선택에 맡겨본다.
여행 코스
칠곡휴게소 자율식당에서 점심 - 블루닷 카페
포항 블루코랄 펜션 체크인 - 제일국수공장에서 해풍국수 2박스 구매 - 구룡포 일본인가옥거리 - 구룡포대게회센타비
멕시칸치킨 집에서 반반치킨 포장으로 사가지고 숙소에서 야식 먹으며 드라마와 그알 시청!
금리단길 비츠비츠 구미금오산점
여행 경비
숙소 119,000원
커플티 85,100원
칠곡휴게소 점심 34,000원
블루닷 카페 15,000원
편의점 14,550원
해풍국수 70,000원
주유 70,000원
저녁(킹크랩과 회) 210,000원
비츠비츠(스테이크&파스타) 5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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