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멀리서 보이는 것들
지나치게 몰두하거나 가까이할 때 모르는 것들
제4화, 지금도 충분히 괜찮아요.
고등학교 입시를 앞둔 중학교 3학년
혼자만의 목표를 가진 게 처음이었습니다.
제게 그것은 인문계 고등학교를 진학하는 것이었습니다.
자다가도 가끔씩 떠오르는 목표로 이른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찬 물에 세수를 하며 정신을 깨웠고,
통학할 때에도 단어장을 가지고 다니며 외웠습니다.
그 이후에 고등학교를 진학하고 나니 우리 모두의 공동 목표, IN 서울 대학교가 당연한 듯
친구들과 경쟁 아닌 경쟁을 해야 했습니다.
어렵게 국립 대학교를 입학하고 1학년은 그간 힘들었던 시간을 지나 자유를 얻은 듯했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3학년부터 또다시 취업전선이 앞에 둔 것 같았습니다.
전공은 더욱더 심화 교육 과정에 진입하고 있었고 동기들과 프로젝트를 하며 자주 밤을 지새웠습니다.
그래도 그때의 4년 시간들이 있어
제게는 사람, 관계, 연애, 우정에 대해 경험하며 어른이 되어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4학년에 저는 그만 휴학을 했습니다.
4학년 1학기에 인턴까지 하며 바로 취업이 될 것 같았는데 생각지 못한 일들이 생기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그야말로 휴식이 필요했습니다.
그래도 휴학 1년을 알차게 쓰자고 다짐하고 부모님의 허락까지 받았는데
지나고 보면 독립된 생활을 하면서 조금씩 단단해진 것 같습니다.
대기업, 중견기업, 중소기업, 소기업에 이력서를 100통 넘게 쓰고야 몇몇 개의 면접을 볼 수 있었고
일을 시작하면서 제 자신을 제대로 바라보기 시작했습니다.
일을 하며 3 개윌, 6개월, 9개월 고비들도 생겼지만 그리고 드디어 1년을 버텼습니다.
대학에서 배운 전공과 실무에서 차이는 있었지만 그래도 시간을 지나오며 월급에서 저축을 할 수 있었어요.
그 돈으로 소중한 가족들과 지인들을 챙기고 해보고 싶었던 일들을 하는데 비용을 썼습니다.
'돈을 벌어야 진짜 어른이 된다'라고 생각했던 이십 대 초반이 있었다면, 이십 대 후반에 가까워서는 일을 오래 하신 분들이 정말 존경스러웠습니다.
특히, 부모님이요.
시간이 흘러 여전히 사회생활을 하는 제 직급도 사원, 대리, 과장이 되었네요.
일을 시작한 지 10년 차가 되었고 곧 결혼을 앞두고 주변에는 출산과 육아를 하고 있는 선배들도 많이 생겼습니다.
특별한 일이 생기길 바랐던 십 대와 뭐든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던 이십 대가 있었다면,
삼십 대인 지금은 욕심은 버리고 현재에 행복한 마음을 가지려고 합니다.
누구와 비교하지 말고 있는 제 자신 그대로요.
가끔씩 타인과 비교하며 자극을 받고 노력하려는 마음도 가지지만, 어제의 나와 비교하며 나아가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러니 우리 오늘도 충분히 괜찮습니다.
다만 아프지 않고 꿈을 꾸는 우리가 되길 바랄 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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