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생활을 하며 낯선 타지에서 혼자 산 지 8년째가 되었다.
요즘은 혼자 살아가는 게 편하고 익숙해서 다른 누군가와 살 수 있는 삶에 대해서 막연하기도 하다.
어릴 때의 기억 속에서만 존재하는 가족과 함께 사는 삶. 조금은 불편했다.
필요한 물건은 항상 찾으면 없어서 어딘가에 있는지 묻기 바빴다. 그리고 다툼과 잔소리.
그래도 함께 맛있는 음식을 나눠 먹고, 고민과 일상을 공유하는 기억이 있어 분명 즐겁고 좋았던 적도 많았다.
독립한 지 오래 될 수록 나의 삶에 대해서 단조로워졌고, 새로운 어떤 것을 받아 들일 때는 보수적이게 되었다.
그만한 가치가 있는 일인가 하는 판단이 먼저 서는 어른이 되었다.
이전에 읽었던 '여자둘이 살고 있습니다'와 비슷한 주제를 다루고 있는 '결혼없이 함께 산다는 것'
조금은 결혼을 염두에 두고 있는 남녀의 동거에 대한 책이다. 기대했던 것과는 조금 달라서 아쉬웠다.
내가 기대했던 책은 정말 결혼을 하지 않고(비혼) 사람들의 동거에 대한 이야기였다.
결혼 제도의 밖에 있어서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구체적으로 알고 싶었다. 기대했던 것과는 달랐지만 저자들의 서로를 향한 사랑에 대한 깊이와 함께 사는 삶에 대한 노력을 읽을 수 있었다. 그 둘은 정말 진지할 것이고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졌다.
결혼이란 많은 책임감과 소속감을 가지게 한다. 그래서 함께 산다는 것 이상으로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
사랑하는 서로의 가족들과 소중한 주변 친구와 지인들. 그리고 살아가는 현실적인 문제들을 함께 이겨내야 하고 처리해야 한다.
많은 청춘들이 결혼을 꿈꾸지 못하는 이유는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는 일자리, 주거난 문제가 클 것 같다.
나 하나도 책임지기 힘든데 상대방과 함께 살아간다는 게 책임감이 크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가족의 개념이 다양해지고 있는만큼 앞으로 다양한 가족의 개념을 수용하고 차별하지 않을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는 장치들이 생겨나면 좋겠다.
결혼이 꿈이 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그나저나 결혼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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